공부 스트레스가 심합니다. 2014-02-14
중학교 3학년 여자아이입니다.
학교에서는 성적은 거의 바닥이지만 교우관계도 원만하고 노트 필기나 수업태도도 좋은 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집에서는 전혀 공부를 하지 않고 외모에만 치중하며 TV시청만 합니다.
그래서 공부하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더니 아이가 좀 극단적인 반응을 보여서 정신과 치료도 받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아이는 방과 후, 주말 TV만 보고 있고 저는 아이의 반응이 두려워 공부하라는 소리를 못하고 눈치만 보면서 타이르기만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 까요?



--------------------------------------------------
소통이 필요한 상황 같군요. 아이는 엄마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고, 그런 아이의 모습은 어머니를 답답하게 할 것입니다. 답답한 어머니는 일방적인 말만 늘어 놓으실테고 그런 말들은 아이의 마음을 더욱 닫히게 만들테지요.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전형적인 형태인데, 아이의 심리 또는 정신 쪽을 좀 더 살펴야 되는 특별한 상황이 결부되어 적극적으로 아이를 통제할 수도 없는 상태입니다. 어머니께서 많이 힘드시리라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어떤 방법론을 늘어놓는다는 것은 어머니께 현실적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좀 더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현재의 교육 체계와 같이 성적에 따라 서열화를 할 때 한 반에 30명이면 누군가는 1등을 하고 누군가는 30등을 해야 합니다. 1등은 승자이고 30등은 패자라는 생각은 누구에게나 당연시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30등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본 아이가 느꼈을 좌절감과 패배감은 "공부"라는 대상을 아주 하찮게 만들어 버립니다. 공부보다 훨씬 중요한 "자존감"이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지금 아이는 자신의 뭉개진 자존감을 추스르고 끌어올릴 방법을 몰라 현실을 회피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현실이란 스트레스 그 자체이겠지요. 공부도, 학교도, 엄마도 모두 스트레스입니다. 이런 현실로부터 회피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풀어야 한다"고 말하지요. 그렇다면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스트레스를 회피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은 원인입니다.

스트레스의 원인은 자존감의 부족입니다. 자존감이 부족한 이유는 성적 경쟁에서 오는 좌절감과 패배감입니다. 이런 상황을 당사자가 아닌 입장에서 봤을 땐 당연히 공부해서 성취감을 느끼면 된다고 쉽게 말하겠지만 아이가 한 번 패배 경험을 맛본 대상에게 다시 도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시간에 자신에게 패배감을 주지 않는 자극적 정보들을 탐닉하고 있는 것이 훨씬 마음 편하지요.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주세요. 이것이 화두입니다. 하지만 이런 애매한 조언으로는 어머니께서 당장 아이에게 자존감을 키워 줄 수 없겠지요. 그렇습니다. 당장 아이에게 자존감을 갖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래서 화두라고 합니다. 두고두고 생각하시고 어떻게 하면 아이가 자존감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하시길 바랍니다.

고민의 실마리를 조금 풀어드리겠습니다. 자존감이란 내가 나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느끼는가 하는 자신에 대한 가치평가입니다. 그런데 물리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수단으로 거울을 사용하는 것처럼 정신적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느끼기 위해서는 자신을 반영해주는 도구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도구는 다양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찾을 수 있지요. 즉,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고 자신에게 어떠한 가치를 부여하는지를 통해 자신의 자존감을 형성해나갑니다. 이제 성적이란 잣대로 아이를 평가하고, 공부란 가치만을 강조했을 때 아이의 자존감이 어떻게 될지 아시겠나요? 좋은 성적, 공부 잘하는 아이를 바란다면 그러한 가치에 묶여 아이가 그 가치로 다시 못 돌아올까봐 아이의 행동을 겁내고 아이를 무서워하면서 지낼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 지, 그리고 아이를 어떤 가치로 여길 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시고 하나하나 관계 속에서 풀어가시길 바랍니다.

관계 속에서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나가기 위한 첫 단계는 이 글의 맨 처음으로 돌아가서 볼 수 있는 "소통"입니다. 소통이라고 하면 질문과 경청, 칭찬과 같은 기술적인 부분만 생각하기 쉬운데 그 바탕에 깔고 가야할 본질적인 소통의 단계가 있습니다.

첫 단계는 "관심"입니다.

아이에게 얼마나 사랑이 가득한 관심을 가졌었는지 생각해보십시오. 그리고 아이의 태도, 행동이 아닌 신이 내려준 위대한 존재인 ‘아이 그 자체’에게 관심을 가지세요.

두 번 째는 "인정"입니다.

관심의 대상을 내 기준으로 시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 하나 인정해주세요. 그리고 어머니께서 아이를 인정한다는 것이 아이에게 느껴지게 하세요. 그래야 아이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식할 수 있습니다. 관심과 인정으로 아이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마지막으로 강요하지 말고 어머니의 뜻을 "표현"하세요. 전 단계에서 자존감이 높아졌다면 높아진 자존감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게 만들 것입니다.

그 때까지 많이 인내하시고 조바심내지 마시고 화두에 대해서 많은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아이와 어머니의 행복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인재채용 Contact Us
미래창조교육연구원   서울특별시 구로구 구일로 10길 27, A동 618(구로동, SK허브수)

Tel. 02-877-7232   Fax. 0504-417-7232   E-mail. creiedu@crei.or.kr   

대표이사 : 강만규   정보관리책임자 : 강만규   사업자번호 : 264-81-18419   통신판매업신고 : 제2019-서울구로-0656호

Copyright ⓒ 미래창조교육연구원 All rights reserved.
진로상담
분야1위
벤처기업
인증